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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시집을 소개한다.이 시집은 전국 초등학생 123명의 시를 엮었다.시의 소재는 공부, 친구, 선생님, 꽃, 놀이, 부모님 등등 다양하면서도 생활과 밀접해있다. 이쯤 수록된 시 한편을 소개한다. 제목 : 시험저자 : 강원 동해 남호 초등학교 6학년 이우진 시험 날인데나는 오늘도 놀았다.몇 점이나 나올까?밖을 내다보았다.새들이 나무에 앉아 논다.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정말 멋진 시다. 공부를 안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아이는 심각하다. 이쯤되면 21세기 판 '황조가'라고 불려도 될 것 같다. 창 밖의 새한테 자신의 감정을 투영한 것이 꼭 빼다 박았다. 아이들의 정돈되지 않고 기교없는 문체는 순수성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또한 사물, 현상에 대한 정형화되지 않은 접근은 경직적이고 .. 더보기
Seiko Sprit SBPY085 이번에 구매한 세이코 SBPY085세이코 스피릿 라인업으로 태양열에 의해 충전되는 솔라 모델이다.오토매틱을 사고 싶긴했으나 무게, 내구성, 관리 귀차니즘 등으로 인해 쿼츠를 선택하게 되었다. 더보기
역린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최근 영화씬에서 스타일리쉬한 사극은 큰 인기를 끌었다. 광해의 성공에서 보듯 국민들은 현대적 느낌으로 재구성한 사극에 있어 매력을 느끼고 있다. 역린 역시 이 느낌을 뿜어낸다. 절세미남 현빈이 연기하는 정조는 세련됨의 극치이며, 마초적 매력의 박성웅과 살기와 인간미를 동시에 지닌 살수 조정석 등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케릭터다 한지민과 김성령 역시 농염함을 뽐내며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허나, 배우들의 외모는 스타일리쉬했지만 스토리는 촌스럽다. 영화의 스토리가 탄탄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 영화의 중심은 정조라기 보다는 두 형제다. 두 형제의 성장스토리를 축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켰어야 맞다. 영화를 가로지르는 큰 갈등이 두 형제의 삶에서 발.. 더보기
다윗과 골리앗 “우리가 생각하는 약자는 과연 진정한 약자일까?”책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고 끝난다.거인 골리앗과 어린 목동 다윗의 싸움을 단편적으로 본다면 당연한 골리앗의 승리가 예상된다. 허나, 실상은 아니라고 책은 말한다. 골리앗은 시력이 극히 좋지 못했고 무거운 갑옷을 걸치고 있었기에 기동력이 좋지 못했다. 반면, 다윗은 뛰어난 기동성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투석병(돌을 던져 원거리에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병사)이다. 백병전으로 밖에 싸울 수 없는 골리앗과 수십 미터 밖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다윗의 싸움인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누가 유리한 싸움일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사회적 약자들을 매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 책은 약자들을 일으켜 세우고 그들이 누구보다 성공의 열쇠를 가지.. 더보기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 매주 이슈를 생산하는 더 지니어스 - 룰브레이커(이하 지니어스)는 캐이블 방송의 예능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컨셉은 다양한 직업의 출연자들이 나와 두뇌게임을 펼쳐 최종 승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재치 있는 아이디어, 협력과 배신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거라는 기대감에 수많은 시청자들은 들떠있었다. 하지만 첫방 이후 6주가 지난 지금 지니어스에는 추악한 힘의 논리만 남아있다. 정당한 두뇌싸움은 이제 이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없다. ‘방송인 연합’으로 대표되는 몇 몇 출연자들이 공고히 카르텔을 형성한 까닭이다. 이들의 연합이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이유는 연합의 이유가 게임 내의 이해관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 연합을 파기할 경우 자신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음에.. 더보기
변호인 영화 변호인을 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평점을 매겨 보자면, 별5개 중 3개다. 배우들의 연기는 돋보였지만, 극의 전개가 상투적으로 흘렀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정말 아쉬운 점은 따로 있다. 주인공 ‘송우석’이 세무전문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변화하는 과정에 대한 부재다. 이 영화의 핵심부분은 그 과정이었어야 했다. 그 시절 정부가 용공조작사건을 벌였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이런 폭압적인 정부에 대한 한 개인의 투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투쟁을 특별한 ‘영웅’의 행동으로 생각하며 우러러 보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영화가 ‘송우석’의 시선이 물질에서 ‘정의(正義)’로 이동하는.. 더보기
책은 도끼다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프란츠 카프카) 우선 간단히 책 소개를 하자면, 이 책은 다양한 문학작품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풀이한다. 이 책에서 소개된 문학작품들은 인문학이라는 언어로 쓰여졌기에 이 책을 해설하기 위해선 인문학적 소양이 필수적이다. 나 같은 범인은 문장의 깊은 의미, 저자의 의도, 시대상황 등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박웅현 씨가 날카롭게 갈아놓은 도끼를 잠시 빌리는 수밖에 없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아쉬움’이었다. 영화 ‘식스센스’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었다는 사실을 영화 보기 전에 미리 알게 된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오히려 이 책을 읽기 전에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을 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더보기
사이비 “내가 맞았어. 이건 다 가짜야. 사기라고!”주인공의 울부짖음이 온 마을에 울려 퍼진다. 하지만 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영화 ‘사이비’는 종교를 대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을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누자면 종교를 무시하는 자, 이용하는 자, 구원받으려는 자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이들이 겪게 되는 사건, 사고, 갈등을 오밀조밀하게 표현했다. 영화를 보기 전,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다소 몰입하기 힘들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다. 기우였다.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세밀한 표정 묘사, 현실감 넘치는 더빙은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했다. 애니메이션이 내 머릿속에서 현실로 둔갑하는 과정을 거치며 여타 다른 영화보다 더욱 깊게 각인되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