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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방송 및 다큐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




매주 이슈를 생산하는 더 지니어스 - 룰브레이커(이하 지니어스)는 캐이블 방송의 예능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컨셉은 다양한 직업의 출연자들이 나와 두뇌게임을 펼쳐 최종 승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재치 있는 아이디어, 협력과 배신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거라는 기대감에 수많은 시청자들은 들떠있었다.


하지만 첫방 이후 6주가 지난 지금 지니어스에는 추악한 힘의 논리만 남아있다. 정당한 두뇌싸움은 이제 이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없다. ‘방송인 연합’으로 대표되는 몇 몇 출연자들이 공고히 카르텔을 형성한 까닭이다. 이들의 연합이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이유는 연합의 이유가 게임 내의 이해관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 연합을 파기할 경우 자신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음에도 이들은 연합을 풀지 않는다. 일단 우리들은 살고보자는 집단 이기주의의 전형적인 형태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6회의 경우를 보자. 은지원은 임요환에게 필승의 제안을 받는다. 은지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카드와 이두희의 신분증을 임요환에게 건네었을 경우, 임요환은 자원독점을 완료하여 게임을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 임요환은 우승 부상으로 얻게 되는 생명의 징표 중 하나를 은지원에게 제공함으로서 그를 데스매치에서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은지원은 이런 제안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리고는 5인 연합에 헌신한다. 5인 연합에서 생명의 징표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단 2명뿐인데도 말이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비슷한 광경을 봐왔다. 학연, 지연 이 두 단어로 표현되는 우리나라의 파벌 문화가 그것이다. 출중한 운동선수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억울하게 탈락하고 외국으로 귀화하는 장면, 도덕적이고 능력도 좋은 공무원, 기업인이 승진 대상에서 밀려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 속에 이 다수의 폭력은 만연해 있다. 단순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렇게 불편한 이유는 그 속에 우리 사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