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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2차 드래프트 개정하거나 폐지하라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가 있었다. 각 구단별 40인 보호선수를 정하고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을 당해 연도 역순위 팀부터 지명하는 것이다. MLB의 룰5 드래프트의 한국판인 셈이다. 하지만 MLB의 룰5 드래프트와 KBO의 2차 드래프트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MLB는 타 구단에서 데려온 선수를 1군 로스터에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위반할 경우, 선수 이적료의 반값을 원구단에 지불하고 선수는 웨이버공시 된다. 그렇기에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만을 영입할 수밖에 없다. 허나 KBO의 2차 드래프트는 이러한 강제 조항이 없다. 그렇기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원이 없더라도 상대팀 유망주를 가져올 수 있다.


프로구단은 좋은 유망주를 발굴하여 육성하고, 부상자들을 재활시켜 미래를 바라본다. 능력이 좋은 구단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예비 전력을 관리한다. 특정 팀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는 이러한 팀 육성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든다.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팜이 좋다는 두산과 삼성의 경우를 보자. 2차 드래프트가 열렸던 2011년에 5명, 2013년에 5명씩 각각 10명의 전력이탈이 있었다. 그에 반해 팜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한화의 경우 2011년 1명, 2013년 1명 으로 고작 2명만이 이탈했을 뿐이다.


KBO의 의도를 모르겠다. 원소속팀에서 자리가 없는 선수에게 앞길을 열어주기 위한 제도인 것인지, 전 구단의 평준화를 원하는 것인지 말이다. 전자라면 이 제도는 심하게 변질되었고, 후자라면 프로스포츠 존재의미가 없다. 2차 드래프트는 개정되던지 폐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