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책

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시집을 소개한다.

이 시집은 전국 초등학생 123명의 시를 엮었다.

시의 소재는 공부, 친구, 선생님, 꽃, 놀이, 부모님 등등 다양하면서도 생활과 밀접해있다.


이쯤 수록된 시 한편을 소개한다.


제목 : 시험

저자 : 강원 동해 남호 초등학교 6학년 이우진


시험 날인데

나는 오늘도 놀았다.

몇 점이나 나올까?

밖을 내다보았다.

새들이 나무에 앉아 논다.

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정말 멋진 시다. 공부를 안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아이는 심각하다. 이쯤되면 21세기 판 '황조가'라고 불려도 될 것 같다. 창 밖의 새한테 자신의 감정을 투영한 것이 꼭 빼다 박았다.


아이들의 정돈되지 않고 기교없는 문체는 순수성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또한 사물, 현상에 대한 정형화되지 않은 접근은 경직적이고 시스템화된 사회를 사는 우리들에게 참신함과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평생 옆에 두고 읽을만한 시집이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윗과 골리앗  (0) 2014.03.02
책은 도끼다  (0) 201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