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생각하는 약자는 과연 진정한 약자일까?”
책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거인 골리앗과 어린 목동 다윗의 싸움을 단편적으로 본다면 당연한 골리앗의 승리가 예상된다. 허나, 실상은 아니라고 책은 말한다. 골리앗은 시력이 극히 좋지 못했고 무거운 갑옷을 걸치고 있었기에 기동력이 좋지 못했다. 반면, 다윗은 뛰어난 기동성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투석병(돌을 던져 원거리에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병사)이다. 백병전으로 밖에 싸울 수 없는 골리앗과 수십 미터 밖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다윗의 싸움인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누가 유리한 싸움일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사회적 약자들을 매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 책은 약자들을 일으켜 세우고 그들이 누구보다 성공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속삭인다. 책은 실제 사람들이 자신들의 단점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을 통해 성공을 이뤄낸 사례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분야의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단점을 딛고 일어서게 되었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사회적 통념으로 나눈 강자, 약자의 구분에 대해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경’을 싸워 이긴 사람들에 관한 에피소드이다. 일찍 부모를 여읜 사람들이 그 역경을 이겨내면서 성공의 요인 역시 습득한다는 것, 수많은 테러를 당해 하루하루 불안할 것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강한 용기를 얻게 된다는 점 등이었다. 수많은 핍박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직업윤리를 어겨가면서까지 인체실험을 지속한 의사의 이야기는 충격과 경외감을 동시에 주기도 한다.
다윗이 골리앗의 정수리를 정확하게 맞힐 수 있었던 것은 과연 우연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윗은 늑대로부터 양을 보호하기 위해 수백, 수천 번 돌팔매질을 했을 것이다. 그 당시 목동은 천한 직업이었다. 사람들의 멸시를 받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분적 제약에 굴하지 않았다. 목동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로인해 그는 결국 이스라엘의 영웅이 되어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강점이고 누구를 위한 약점인지 생각해 보자. 화려한 깃털로 모든 새들의 부러움을 샀던 공작도 야생에선 적의 표적이 될 뿐이다. 위치, 문화, 상황에 따라 강점, 약점은 변화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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