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영화

사이비





“내가 맞았어. 이건 다 가짜야. 사기라고!”

주인공의 울부짖음이 온 마을에 울려 퍼진다. 하지만 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영화 ‘사이비’는 종교를 대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을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누자면 종교를 무시하는 자, 이용하는 자, 구원받으려는 자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이들이 겪게 되는 사건, 사고, 갈등을 오밀조밀하게 표현했다.


영화를 보기 전,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다소 몰입하기 힘들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다. 기우였다.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세밀한 표정 묘사, 현실감 넘치는 더빙은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했다. 애니메이션이 내 머릿속에서 현실로 둔갑하는 과정을 거치며 여타 다른 영화보다 더욱 깊게 각인되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다. 뒷맛이 씁쓸하고 여운이 오래 간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인간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아마 이 영화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이비’의 메시지는 인간의 나약함 같다. 인간은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들다. 의지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인간을 구원해준다. 다만, 의지의 대상이 내가 믿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극은 찾아온다.


“나보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래... 그런데... 그게 가짜라면... 나는 왜 태어난 거야...”


'리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린  (0) 2014.05.03
변호인  (0) 2013.12.22